나의 첫 번째 영웅
제가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나서서 보러 간 마블 영화입니다. 영화관에서 본 첫 번째 마블 영화이기도 합니다. 더 어렸을 적에 스파이더맨을 가족끼리 보러 간 적이 있는 것 같지만, 통으로 잠을 잤던 기억뿐이라 그저 남는 것은 마지막 장면에 남자와 여자 주인공이 키스하는 장면뿐입니다. 어린 기억 속에서도 그 장면은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찌 되었든,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개인적인 판단력이 생겨난 이후 처음으로 영화관에 가서 봐야겠다고 생각한 마블 영화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기념비적인 영화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후 [닥터 스트레인지]가 등장하는 영화는 꼬박 챙겨 봤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인공으로 나와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여전히 그 이유가 가장 큽니다. 가장 좋아하는 배우가 나왔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이후로 복잡하게 얽힌 마블 세계관 속에서도 오직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그가 연기한 캐릭터 '닥터 스트레인지'만을 찾아봤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던가 멀티버스 등을 통해서 '닥터 스트레인지' 이외의 마블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쌓이고는 있지만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중심은 닥터 스트레인지이기 때문에 그저 그를 이해하기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만, 그 정도로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연있는 천재 전문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새로운 천재 히어로 캐릭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소개
[닥터 스트레인지]는 2016년도에 새롭게 등장한 마블의 영웅입니다. 그가 '영웅'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계산적인 이유와 우연한 만남이 있습니다. 돈 잘 벌고 잘생겼으며 머리까지 좋은 천재 신경외과 의사였던 스트레인지 박사가 교통사고 이후 손을 쓰지 못하게 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신경외과 의사였기 때문에 손은 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는데, 그러한 자산을 쓸 수 없게 되어 온갖 절망에 빠지다가 손을 고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어느 동네에서 '에이션트 원'을 만나 새로운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새로운 만남을 통해서 손을 쓰지 못했던 천재 의사는 손을 다시 쓸 수 있게 되었고, 새롭게 '마법'을 배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사와 마법은 굉장히 같은 측면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이라 새로웠습니다. 지극히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며 냉소적인 의사였던 '스트레인지 박사'가 다시는 쓸 수 없을 줄 알았던 손이 고쳐지는 것을 확인하며 '마법'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받아들이는 장면이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나타나 재미있었습니다.
'마법'이라는 함축적인 단어로 알 수 있듯이, 사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능력은 지금까지 나왔던 마블 세계 속 영웅 중에서도 상위 능력에 속합니다. 현실 조작, 포탈 생성, 유체 이탈, 차원 이동, 염력 등 모든 것을 '마법'이라는 단어로 포괄하기 때문입니다. 초자연적인 세계를 포함하여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모든 차원을 넘나들 수 있는 그의 능력으로 인해서 '메타버스'라는 마블 속 또 다른 세계관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로 인해서 다른 영웅들까지도 모두 모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러한 이야기는 조금 뒤의 이야기였고, 현재 영화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영웅으로서 능력을 깨우쳐 각성하며 지구의 사람을 공격하는 악의 축인 도르마무를 해치우며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마법 집단들 사이에서의 뭔가 사정이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지금의 영화인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그렇게 깊은 이야기까지는 확인해볼 수 없었습니다.
도르마무에 대한 개인적인 후기
사실 닥터 스트레인지가 어렵게 능력을 깨우친 것에 비해서 악의 축인 도르마무의 몰락이 아주 허무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를 멸망시킬 것처럼 등장했다가 끈기와 지구력으로 무장한 닥터 스트레인지의 시간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은 어이없는 웃음을 터져 나오게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해당 장면은 '도르마무, 도르마무, 거래를 하러 왔다.' 를 무한 반복합니다. 그렇게 긴 시간이 지속된 것 같지 않은데 계속되는 시간 속에서 죽음을 반복하면서도 나타나는 닥터 스트레인지에게 도르마무는 패배를 선언합니다. 생각보다 쉽게 패배를 선언하는 모습이 그토록 닥터 스트레인지의 세상을 괴롭힌 악당의 말로 치고는 상당히 하찮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승리를 쉽게 얻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자기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르마무와 거래하기 위해서 자기 죽음을 무한 시간 안에 가둬두어 계속된 죽음을 경험하면서도 끈기 있게 도르마무에게 거래를 요청하러 간 것이었습니다. 비록 영화 속에서는 잠깐의 시간 동안 진행이 된 이야기였기 때문에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죽음의 고통을 매번 이겨내고 맞서 싸우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영웅적 면모가 나온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되었든 개인적으로 만난 악당 중에서 절대 신이라는 무지막지한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끈기도, 지구력도, 노력할 마음도 없었던 굉장히 하찮은 악당으로 남았습니다. 그렇게 쉽게 물러날 생각이었으면 애초에 왜 쳐들어왔을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악당의 역할이라는 것 때문에 온 거라면 이해를 해 줘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멋진 활약과 수많은 밈을 위해 희생된 도르마무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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