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판타지의 등장
[호빗: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작품의 내용은 [반지의 제왕]보다 더 이른 시점의 내용이지만, 영화는 [반지의 제왕]의 후속작으로 나오게 됩니다. [반지의 제왕] 세계관의 60년 정도 전 이야기, 즉 역사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이전 그 시작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설명하기로는 [반지의 제왕]이 어둠을 맡고 있다면 [호빗]은 밝음을 맡고 있다고 합니다. 어두운 세계관으로 진입하기 전에 모든 인물이 지니고 있었던 순수함과 용맹함이 [호빗]에는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특별한 것을 욕망하기보다는 눈앞의 현실과 평화를 사랑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며 악을 마주했을 때도 겁에 질리거나 도망을 가거나 하는 것과 같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결국에는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굉장히 전형적인 영웅 서사를 따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평범한 주인공과 그를 돕는 특별한 존재,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러 인물의 도움을 통해서 영웅이 되어 악과 맞서 싸워 승리를 쟁취하는 이야기는 영웅 서사의 클리셰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평범하고 가장 일반적인 호빗, 빌보 배긴스는 누구보다 무서워했지만, 누구보다도 맞서 싸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당연하게도 영웅 서사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난쟁이와 호빗, 마법사와 용, 트롤과 엘프 등이 나타나는 이곳은 정통 판타지 세계입니다. 등장인물과 여러 배경 속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동화나 이야기 속의 세상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합니다. 이 또한 오랜 시리즈물인 작품이 가질 수 있는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원조'라는 자부심마저 느낄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을 마주했을 때, 정통 판타지의 귀환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작품을 만나게 된 이유
고백하자면, 저는 [반지의 제왕]보다는 [해리포터] 파였습니다. 그래서 [호빗: 뜻밖의 여정]이 제가 가장 처음 만난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될 것입니다. 워낙 유명한 시리즈 작품이다 보니 단편적으로 어떤 등장인물이 나오고 어떤 대사가 나오며 대략적인 줄거리가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온전히 영화를 감상한 적은 없어도 이곳저곳 해당 내용이 등장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알고는 있었는데, 이렇게 본격적으로 작품을 감상하게 된 이유는 오로지 작품에 등장하는 악역 용인 '스마우그'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주인공인 '빌보 배긴스' 역할을 마틴 프리면의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악역 '스마우그' 역할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영향이 컸습니다. 중후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그가 영화에서 정말로 동굴 깊은 곳에서 나는 '용' 역할을 맡아 옛 친구인 마틴 프리먼을 위협하는 장면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영상을 유튜브로 찾아보다가 그가 '스마우그' 역할을 맡기 위해서 용과 용 등 파충류의 행동을 굉장히 많이 연구했다고 본 적이 있습니다. 거대한 용인 스마우그의 움직임은 모두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직접 연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CG 작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 움직임의 핵심이 사람의 움직임에 있기 때문에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용'에 가까운 연기를 하기 위해서 연구를 많이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와 용 연기가 궁금해서 이 작품을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드라마 '셜록'에서 주인공인 셜록의 영원한 단짝인 존 왓슨 역할을 맡은 마틴 프리먼이 주인공으로 나온다고 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셜록'을 통해서 알게 된 두 배우가 완전히 다른 느낌의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는 사실이 팬으로서 가슴을 뛰게 했기 때문입니다.
사적인 감상
개인적으로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앞서 말했듯 저는 아직 반지의 제왕을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이야기만 많이 들었고, 골렘이 반지를 찾아다닌다는 지극히 단편적인 사실밖에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을 접했을 때 굉장한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전통 판타지물을 오랜만에 접해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만, 확실히 해리포터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적에는 왜인지 몰라도 해리포터에 빠져 반지의 제왕은 볼 생각은 못 했었던 것 같은데, 호빗을 보고 나니 반지의 제왕에 대한 흥미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꼭 반지의 제왕을 보게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현실의 팍팍함에 지쳐 있을 때, 현실과 전혀 다른 세상 속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호빗과 반지의 제왕을 한 번에 감상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후기 > 영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리틀 포레스트 (Little Forest) (0) | 2023.03.19 |
---|---|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0) | 2023.03.15 |
[영화] 라푼젤 (Tangled) (0) | 2023.03.13 |
[영화] 브로커 (Broker) (1) | 2023.03.12 |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Doctor Strange) (0) | 2023.03.11 |